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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 생활 속 물의 과학

by Sweet lawyer 2025. 6. 14.

지구에서의 일상생활에서 물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흐르고, 샤워나 식사, 청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환경’에서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우리는 진공상태를 경험할 일이 없기때문에 자세한 부분까지는 알기가 어려운데요, 우주정거장에서의 물은 공처럼 떠다니며,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저장되고, 재활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사용되고 관리되는지,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과학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미세중력에서 물은 어떻게 움직일까?

지구에서 물은 언제나 아래로 흐릅니다. 컵에 물을 따르면 바닥을 향해 가라앉고, 물병을 기울이면 중력에 의해 흐르게 됩니다. 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중력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는 이런 물의 행동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곳에서 물은 방향 없이 부유하고, 표면장력에 의해 뭉쳐 다니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주에서는 액체가 아래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컵이나 빨대는 쓸 수 없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은 물을 비닐팩에 담아 마시며, 빨대는 역류 방지 밸브가 달린 특수한 형태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물을 입으로 빨아들인 후에는 물방울이 입 주변에 맴돌 수 있기 때문에 입을 닫고 조심히 삼켜야 하며, 자칫하면 흘러나온 물방울이 기계 장치나 회로에 손상을 줄 수 있어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우주에서는 물이 ‘공 모양’으로 떠다니기 때문에, 표면장력이 물의 행동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는 물방울이 주변 물체나 피부, 장비 표면에 달라붙는 특성을 만들어냅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이 현상을 실험에 활용해 물방울의 움직임, 공기방울의 분포, 다른 액체와의 혼합 반응 등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물을 사용할 때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장비 오작동이나 감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반드시 흡입하거나 정리해야 하며, ISS 내부는 항상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은 어디서 와서 어떻게 관리될까?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물탱크가 설치되어 있지만, 지구에서 계속 보급할 수는 없습니다. 물은 매우 무겁고, 수송비용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자체적으로 재활용되며 사용됩니다. ISS에는 정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우주비행사의 땀, 소변, 호흡으로 배출되는 수분까지 모두 수거하여 다시 식수로 전환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ECLSS(Environmental Control and Life Support System)입니다. 이 시스템은 공기와 물의 순환을 동시에 담당하며, 수분 회수 장치(Urine Processor Assembly, UPA)와 물 정화 시스템(Water Processor Assembly, WPA)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우주비행사의 땀이나 숨에서 나오는 수증기, 소변을 수집한 후 이를 증류, 여과, 이온교환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음용 가능한 물로 재생합니다.

재활용률은 90% 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1리터의 물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소변 재활용은 과거에는 논란이 많았지만, NASA는 이를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기술”이라 강조합니다. 재활용된 물은 커피, 요리, 세정, 실험 등 다양한 용도로 다시 활용됩니다.

정화된 물은 다시 밀폐된 용기에 저장되며, 필요 시 파우치에 넣어 사용됩니다. 냉수와 온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조리 식량과 함께 섭취하기도 합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일정량의 물 사용량을 지키며 생활하고, 정기적으로 시스템 점검과 수질 검사도 진행합니다.

우주정거장에서의 물 실험과 응용 기술

우주정거장은 단지 생활 공간이 아니라 과학 실험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그중 물을 활용한 다양한 실험이 중요한 분야를 차지합니다. 예를 들어, NASA와 ESA는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액체 물리학 실험을 통해 지구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해 왔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우주 환경에서의 표면장력, 기체와 액체의 경계 거동, 열전달 등 다양한 유체역학 이론을 검증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지구 중력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운 현상을 우주에서는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물을 활용한 실험은 신소재 연구, 생명과학, 연료전지 설계, 심지어 인공장기 개발에도 기초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어, 지구의 물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주용 정화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수기는 아프리카, 남미 등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처럼 우주정거장의 물 기술은 단지 우주만을 위한 것이 아닌, 지구와 인류 전체에 유용한 기술로 평가됩니다.

미래에는 달 기지나 화성 기지에서도 유사한 물 재활용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며, 이를 위한 기술 실증이 현재 ISS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을 어떻게 얻고, 저장하고, 다시 사용할 것인가는 미래 우주 거주지 건설의 핵심 조건이므로, ISS에서의 물 과학은 우주 진출의 근간이 됩니다.

결론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물은 단순한 생활 자원이 아닙니다. 물의 움직임은 중력이 아닌 표면장력에 의해 좌우되고, 사용된 물은 고도의 정화 시스템을 통해 재활용되며, 다양한 과학 실험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물은 우주 환경에서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자 상징입니다.

2025년 현재, 우주에서의 물 관리 기술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이 경험은 곧 미래의 달 기지와 화성 탐사의 핵심 기술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당연하게 사용하는 물 한 방울이, 우주에서는 과학과 기술, 그리고 생존의 결정적 요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