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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멀어지면 밀물도 변할까? 조수간만의 차

by Sweet lawyer 2025. 5. 27.

지구에는 하루 두 번씩 해수면이 높아졌다 낮아지는 밀물과 썰물, 즉 ‘조석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현상의 주된 원인은 달의 중력입니다. 그런데 최근 천문학자들이 지적하는 사실 중 하나는, 달이 매년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미세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조수간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본 글에서는 달의 중력이 만들어내는 조석 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달이 멀어질 경우 밀물과 썰물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조석 현상의 기본 원리 (천문학)

조석 현상이란 해수면이 주기적으로 상승하고 하강하는 자연 현상입니다. 이는 지구상 어디서나 매일 두 번의 밀물과 썰물이 나타나는 매우 규칙적인 주기성을 띠고 있으며, 인간의 일상생활부터 해운, 낚시, 군사작전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 조석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달의 중력입니다. 달은 지구보다 질량이 작지만, 지구에 가장 가까운 천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한 중력 영향을 줍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인력 차이 때문에 지구의 해수면이 달 쪽으로 끌려 올라가면서 ‘밀물’이 발생하고, 달과 반대편에서도 원심력에 의해 또 하나의 밀물 현상이 생깁니다. 이와 동시에 양쪽의 중간 지점에서는 해수면이 낮아지며 ‘썰물’이 형성됩니다.

흥미롭게도 이 조석 현상은 단지 달의 중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태양 역시 조석에 영향을 미치지만, 거리가 훨씬 더 멀기 때문에 효과는 약 46%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태양과 달이 일직선이 되는 보름달이나 합삭(그믐달) 시기에는 조석 효과가 극대화되어 ‘대조’ 현상이 발생하며, 반대로 직각으로 위치할 때는 ‘소조’ 현상이 나타납니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 주기가 어긋나면서 조석 주기는 정확히 12시간이 아닌 약 12시간 25분 간격으로 돌아오며, 이는 조석 예보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해양과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수십 년치의 조석표를 계산하고 있으며, 그 정확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달의 후퇴와 그 원인 (조수간만)

달은 현재 매년 약 3.8c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NASA와 여러 천문대가 레이저 반사기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측정한 데이터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아폴로 11호 미션 때 설치된 반사기를 향해 지구에서 레이저를 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달이 멀어지는 이유는 조석 마찰로 인한 에너지 이동 때문입니다. 지구는 자전하고 있고, 그 표면의 바다는 유동적입니다. 달의 중력은 바닷물을 끌어당기면서 해수면을 미세하게 팽창시키고, 지구의 자전에 의한 마찰이 생깁니다. 이 마찰은 조석 마찰(Tidal friction)이라 불리며, 지구의 회전 에너지를 달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그 결과 달은 점점 더 높은 궤도로 이동하게 되고, 동시에 지구의 자전 속도는 서서히 느려집니다. 약 6억 년 전, 지구의 하루는 지금보다 훨씬 짧은 21시간이었으며, 달도 지금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암석과 산호 화석 속에 남겨진 조석 흔적을 통해 고지질학자들이 확인한 것입니다.

달이 멀어지면 밀물썰물은 어떻게 변할까? (예측)

가장 중요한 변화는 조석의 강도 감소입니다. 달이 지구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중력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힘도 약해집니다. 결국 밀물의 높이도 점차 낮아지고, 썰물과의 차이인 ‘조차’ 역시 감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차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거의 체감되지 않지만, 수천만 년의 시간이 흐른다면 해안선 변화, 생태계, 해류 구조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수간만에 의존하는 갯벌 생태계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류가 약해지면 영양분의 이동이 줄어들고, 이는 생물 다양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조석 에너지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조력 발전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영국, 한국, 프랑스 등 조차가 큰 지역에서는 이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사용 중인데, 달이 멀어지면서 조차가 줄어들면 이 역시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구 자전도 계속 느려지게 됩니다. 현재 지구의 하루는 약 24시간이지만, 수억 년 후에는 하루가 30시간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주 먼 미래에는 지구와 달이 조석 고정(tidal locking) 상태가 되어, 서로 같은 면만 바라보며 회전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조석 운동 자체가 사실상 사라지게 됩니다.

결론

달은 매년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으며, 이 변화는 장기적으로 지구의 밀물과 썰물, 즉 조석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력이 약해지면 조차는 줄어들고, 생태계, 해양 산업, 에너지 시스템까지 변화하게 됩니다. 이처럼 미세한 천문학적 변화조차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독자 여러분도 오늘 밤 달을 보며, 그 조용한 천체가 지구에 얼마나 큰 힘을 미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