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사랑받던 명왕성(Pluto)은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에 따라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가 변경되며 행성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이 결정은 전 세계 과학계와 대중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명왕성을 ‘잃어버린 행성’으로 기억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 현재 기준으로 명왕성 퇴출의 정확한 이유와 과학적 배경, 행성의 정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명왕성의 발견과 아홉 번째 행성으로의 역사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애리조나 주의 로웰 천문대에서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너머에서 미세한 중력의 영향을 받고 있는 천체가 있다는 예측을 기반으로 명왕성을 찾았고, 이 발견은 곧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명왕성은 당시 기준으로는 분명히 ‘행성’처럼 보였습니다. 크기는 작았지만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었고, 궤도도 독립적인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명왕성은 9번째 태양계 행성으로 교과서와 천문 지도에 기록되며 약 76년 동안 행성의 반열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발견 당시부터 명왕성은 다른 행성과는 다소 다른 특이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첫째, 궤도가 타원형으로 매우 기울어져 있고, 일부 구간에서는 해왕성보다도 태양에 더 가까운 위치를 돌기도 합니다. 둘째, 지름이 약 2,377km로, 지구의 달보다도 작으며,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비교해 질량이 지나치게 낮았습니다. 더불어 1990년대 이후, 명왕성과 유사한 크기와 성질을 가진 여러 천체들이 명왕성 주변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서 다수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과연 명왕성이 ‘진짜’ 행성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명왕성 행성 논쟁의 시작이었습니다.
2006년 IAU의 결정: 명왕성 퇴출의 과학적 기준
2006년 8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명왕성의 지위에 대한 역사적인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 회의에서 IAU는 행성의 정의를 명확히 세 가지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아래는 당시 제정된 ‘행성의 정의’입니다. 1.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한다.
2. 충분한 질량이 있어 중력에 의해 거의 구형 형태를 가져야 한다.
3. 그 궤도 주변을 지배하는 유일한 천체여야 한다. 명왕성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기준은 충족했지만, 세 번째 기준인 ‘공전 궤도의 지배력’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명왕성의 궤도 주변에는 카이퍼 벨트의 다른 여러 소행성과 천체들이 존재하며, 명왕성은 이 지역의 지배적 천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IAU는 명왕성을 기존의 행성 분류에서 제외하고, 새로운 범주인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하기로 했습니다. 이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행성의 정의가 너무 협소하다고 주장했고, 대중들 또한 정서적으로 명왕성을 행성으로 계속 기억하고 싶어 했습니다. 이후에도 명왕성의 지위 변경에 대한 재논의 요청은 간헐적으로 있었지만, IAU는 지금까지 그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현재 기준에서도 명왕성은 공식적으로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으로 분류됩니다.
2024년 현재, 명왕성 논쟁의 현황과 향후 전망
2024년 현재, 명왕성의 행성 지위 논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특히 일부 과학자들은 IAU의 행성 정의가 너무 제한적이라고 주장하며, 명왕성을 포함해 약 100개 이상의 천체를 행성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NASA의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 탐사선 프로젝트 책임자 앨런 스턴(Alan Stern)이 있습니다. 그는 명왕성이 지질학적·기후학적으로 매우 활동적인 천체이며, 단지 궤도상의 이유로 이를 행성에서 제외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2015년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이 명왕성을 근접 촬영한 결과, 명왕성에는 거대한 얼음 산맥, 질소 빙하, 대기층 등이 존재하며, 단순한 암석 덩어리가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IAU는 여전히 ‘공전 궤도의 지배력’을 중요한 행성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다른 천체들과의 비교 가능성을 위해 해당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태양계 외부의 외계 행성 탐사에서도 통일된 기준을 유지하려는 과학적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여전히 명왕성을 ‘비공식적으로’ 행성에 포함하여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는 학생들의 과학 흥미 유도나 정서적 연관성을 고려한 선택이지만, 엄밀한 과학적 기준에 근거한 설명은 아닙니다. 2024년을 기준으로도, 명왕성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향후 국제천문연맹이 공식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다만 우주 탐사와 천문학 발전이 이어지면서, 행성의 정의에 대한 재논의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결론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된 결정은 단순한 과학의 변화가 아닌, 우주를 정의하는 방식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성의 정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관측 기술과 이론의 발전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입니다. 명왕성은 지금도 왜소행성으로서, 독특한 궤도와 지질학적 특성을 가진 흥미로운 연구 대상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도 단순히 “행성이냐 아니냐”라는 흑백논리를 넘어서, 과학이 대상을 분류하고 이해해가는 과정을 더 넓게 바라보게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명왕성과 같은 ‘논쟁적 천체’는 과학 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