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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정말 마찰이 없을까?

by Sweet lawyer 2025. 6. 28.

우주 공간은 진공 상태로 알려져 있지요. 이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당연한 사실인데요. 그래서 흔히 우리는 그곳에 ‘마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연 완전히 그럴까요? 특히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 국제우주정거장이 위치한 저지구 궤도(LEO) 근처에는 아주 희박한 대기 입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움직이는 우주체에 미세한 저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인공위성의 궤도 유지, 연료 소모, 구조물의 마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줍니다. 본 글에서는 “우주에서 마찰이 정말 없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중심으로, 대기권 경계에서 발생하는 분자 저항의 과학적 실체를 고찰해보고, 그것이 우주공학 및 위성 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대기권 경계, ‘우주’의 진짜 시작점은 어디일까?

우주에서 마찰이 존재하는지 논의하려면 먼저 “우주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라는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너무 원초적인 질문인 것 같지만 이 것 부터 알아야 마찰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주’의 기준선으로는 고도 약 100km 지점을 의미하는 카르만 라인(Kármán Line)이 자주 언급됩니다. 이 고도는 대기 밀도가 극도로 낮아지고, 비행체가 양력을 유지하려면 궤도 속도로 비행해야 하는 지점으로, 공기역학적 비행이 불가능해지는 경계입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절대선은 아니며, 일부 과학자들은 80km 또는 120km까지도 경계로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계선’ 근처에는 여전히 지구의 대기가 존재합니다. 다만 그 밀도는 극히 희박하며, 고도가 올라갈수록 분자 수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지상에서 100km 위에서는 공기 분자 수가 지표면의 100만 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세한 분자들이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우주선이나 위성과 충돌하면 ‘항력(drag)’이라 불리는 미세한 마찰 저항이 발생합니다.

즉, “우주에는 마찰이 없다”는 말은 부분적으로만 맞는 이야기이며, 정확하게는 “매우 희박한 마찰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더 옳습니다. 특히 저지구 궤도(LEO)에 위치한 위성이나 우주정거장은 이 미세한 마찰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저지구 궤도에서 발생하는 ‘우주 마찰’의 실체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약 400km 고도에 위치한 저지구 궤도(LEO)를 돌고 있습니다. 이 궤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전한 진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 영역에는 여전히 산소, 질소, 헬륨 등 극히 희박한 대기 입자들이 존재하며, ISS는 초속 약 7.7km로 궤도를 비행하며 이 입자들과 충돌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항력은 실제로 ISS의 궤도에 영향을 주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추진 시스템을 가동해야 합니다. NASA는 이를 ‘리부스트(Reboost)’라 부르며, 대략 한 달에 한 번꼴로 소량의 연료를 사용해 고도를 보정합니다. 만약 이 마찰력이 전혀 없다면, ISS는 연료 없이도 동일 고도를 무한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100m 정도씩 고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측정되며, 이는 ‘대기 항력’ 때문입니다.

이러한 저항력은 미세하지만, 오랜 기간 누적되면 궤도 이탈이나 소멸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소형 위성들이 대기 항력 때문에 수명을 조절해야 하며,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대기권 상층부에 존재하는 입자들의 밀도는 태양 활동에 따라 변동되기도 합니다. 태양 플레어나 코로나질량방출(CME) 등이 발생하면 상층 대기 밀도가 순간적으로 증가하여, 평소보다 훨씬 강한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분자 단위의 저항력, 실제 영향과 측정 방법

‘마찰’이라는 개념은 고체와 고체 간의 접촉에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주에서의 마찰은 주로 기체 분자와 구조물 사이의 충돌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른바 ‘분자 항력’(molecular drag)은 입자의 개수, 질량, 속도, 표면의 형상, 재질에 따라 영향을 받습니다.

대기권 상층에서는 분자 간 충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통적인 점성 유체역학이 아닌 ‘희박 기체 역학’이라는 별도의 계산법이 사용됩니다. 이는 볼츠만 방정식,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DSMC(Direct Simulation Monte Carlo) 기법 등을 활용하여 분자 하나하나의 행동을 추적하는 모델입니다.

실제로 우주에서의 저항력을 측정하는 데는 다양한 센서가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위성에 장착된 미세 가속도계를 통해 항력에 의한 미세한 감속을 감지하거나, 레이저 거리 측정(LIDAR) 기술로 위성 궤도 고도를 정밀 측정하여 마찰로 인한 변화를 추적합니다. 표면 마모 센서를 통해 장기간 운용된 위성 외벽의 입자 충돌 흔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위성 설계, 연료량 계산, 열 방출 코팅 설계, 태양 활동 대응 전략 수립 등 우주공학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특히 소형 위성은 항력에 매우 민감하여 수명이 짧고, 중량이 크고 유선형인 위성은 상대적으로 더 오래 생존합니다.

결론: 우주의 마찰,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결론적으로, 우주는 지구의 대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희박한 환경이지만, 완전한 마찰 제로(zero drag) 공간은 아니라는 점이 과학적으로 확립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인 카르만 라인 위쪽에서도 여전히 입자 충돌이 존재하며, 이는 위성 설계, 우주선 항법, 고도 보정 등에 실질적 영향을 줍니다.

우주의 마찰은 극도로 미세하지만,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선 확실한 ‘저항’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진공이라고 부르는 우주 공간조차, 물리적으로 완전한 무(無)는 아닌 셈입니다. 미래 우주 항법 시스템과 장기 우주 기지 운영을 위해서는 이 미세한 분자 저항의 성질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우주에 마찰은 없다"는 단정은 이제 과학적으로 수정될 때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우주에도 마찰은 존재하며, 그 영향은 작지만 무시할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